터키 사카리아주와 볼루 주 경계에 위치한 Leech Lake Nature Park을 2번째 방문했다.
지난주 방문은 정확히 말해서 Leech Lake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는 사카리아주에 속한 산의 정상 쪽에
다녀온 거고 이번엔 Bolu 쪽에 위치한 Leech Lake 호수를 출발점으로 사카리아주와 볼루를 넘나들며 산전체를 둘러보는 원점회귀 등산을 하기 위해 다녀온 것이다.
산행의 결과를 말하자면 너무나 가슴 떨리는 하루였다.
산에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떨림도 있었고, 대자연이 주는 감동의 떨림도 있었다.
처음 산의 정상에서 바라다봤을 때는 대충 12~3킬로에 5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나의 착오와 준비 미흡이 가슴 조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먼저 이번 방문일에 터키 정부가 09:00~15:00까지 통행금지를 한상태였다.
해서 이른 아침 산을 오르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촐바(수프) 한 그릇으로 아침을 때우고 점심 겸 비상식량으로 빵 2개, 바나나 1개(2개 가져갔는데 무겁다고 1개만 지참), 그리고 초코바 2개, 생수 1병을 가지고 산행을 했다.
호수가 있는 1,056m를 시작으로 1,500m까지 올라가는 급경사길로 초반부터 진을 빼고 말았다.
더구나 호수 주위의 저지대에는 계속 비가 오락가락했고 우의를 입고 산행을 해야만 했다.
1/5밖에 안 왔는데 체력을 다 소진한 것 같았다. 뭐라도 먹어야 했다, 바나나, 빵 1조각을 먹고 다시 출발을 했다.
내리던 비는 어느새 안개로 변하여 산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춤을 추고 있는 운무를 한참이나 보고 나서야 다시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이제부터는 호수를 중앙 기점으로 산등성이를 등산하는 코스다. 그런데 두 번째 문제가 발생했다.
조금이라도 단축 코스로 가기 위해 숲 속 길을 따라가다가 엄청난 체력 소비를 또 해버렸다.
처음 일부 구간은 나름 괜찮았으나 가면 갈수로 밀림 속이었다. 거의 몇십 년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길로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결국은 길도 없는 곳에서 헤메다가 무턱대고 산 정상 쪽으로 빠져나와야만 했다.
산행 절반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베낭에서 물병을 꺼내려다 물병이 그만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렸다.
아뿔싸!
결국 가지고 있는 비닐봉지로 비상용 식수를 응급처치하여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우측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다.
하늘의 멋진 구름 , 신선한 바람도 이 난관을 잠시 잊게 한다.
마지막 식량은 떨어졌고 이제 최고봉에서 내려가야 하는데 호수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휴대폰의 배터리가 다 소모되어버렸다.
거의 1% 남아있는 상태에서 Wikiloc 등산맵의 지도를 보니 한참을 돌아가는 코스만 보인다.
이렇게 가다간 시간도, 체력도 따라주지 못할 것 같다. 이곳에는 인적 하나 없다. 드디어 휴대폰도 꺼졌다.
하는 수없이 길이 없는 급경사로 내려가기로 하고 호수가 보이는 가장 가까운 숲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경사가 약 60도 이상은 되어 보인다.
아래로, 밑으로 무작정 내려갔으나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물이 있는 곳은 길이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호수가 있는 방향으로 숲길을 헤치고 나아갔다.
하늘이시어 감사하나이다. 드디어 등산로가 나타났다. 얼마나 반가운지 나도 모르게 살았다고 외쳤다.
< 산행 요약 >
1. 산행지 : Leech Lake Nature Park을 기점으로 산 정상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코스
2. 산행 일시 : 2020.6/20 08:30~18:30 약 10시간 소요(약 4시간은 사진 촬영에 소요)
3. 산행거리 : 약 19Km(중간에 휴대폰이 꺼짐)
4. 산행 고도 : 1,056~1,543m
5. 특이사항 : 초반에 급경사로 체력 안배 필요, 충분한 비상식량 준비 필요, 휴대폰 충전기 필요
, 양몰이 개조심(꽤 사나움)
6. 한줄평 : 그래도 가슴이 떨릴 때 많이 보고, 즐기자. 다리 떨리면 못 간다. 못 본다.(지구별 행님 예기)
이곳을 터키어로 Sülüklü Göl Tabiat Parkı이라고 하는데 입장시간을 07:00~19:00까지라고 적혀있는데
이곳 호주 주변에 야영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는 입장료는 15TL(산 정상쪽 Dokurcun yaylası로 가면 무료)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뿌듯한 하루를 보낸것 같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산행의 즐거움도 느낀하루였고,
산행 준비의 중요성도 깨달았고,
아직도 내 다리,정신이 튼튼하다는것을 알게되어 기쁘다.
다리 떨리기전에 또 산에 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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